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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젊은작가상

샛바람윌 2023. 6. 22.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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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소설 베스트셀러
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소설

'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작가의 소설이다. 최은영 작가가  '밝은 밤' 이후 두 번째 읽는 소설이다. 

최은영 소설은 여성의 이야기를 한다. 여성주의를 모르거나, 여자에게 관대하기 어렵거나. 서로의 이야기를 듣기 어려운 사람이 있다면 

들을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최은영 소설을 추천한다. 

어쩌면 남성의 시각에서는 거리감을 느끼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지만, 거리감은 잠시 낮설움 같은 거고 이런 낮설움은 곧 새로움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마음을 열고 읽기를 추천한다.

 

[내게 무해한 사람] 소설은 7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 그 여름
  • 601, 602
  • 지나는 밤
  • 모래로 지은 집
  • 고백
  • 손길
  • 아치디에서 

그 여름 

 

단편 '그 여름'은 여자를 좋아하는 여자들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여름 이야기는 누군가에 첫사랑 같은 이야기이지만, 여자가 여자를 좋아하면 첫사랑의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수이와 이경이 여자라는 거 빼고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사랑과 변화되는 감정, 미안함, 갈등이 잘 담겨 있다. 

 

레즈비언이 어딘가 은밀하고 야릇하며 더럽고 무섭고 우스운 사람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 거 같았다. 자신에 대해 확실히 알지 못했을 때였는데도 이경은 아이들과 함께 웃을 수가 없었다. P 14

 

수이와 이경의 이야기는 고향마을의 강물에 빗대어 현실적 갈등의 거리감도 나타내고, 때로는 강처럼 둘 사이가 의미 없이 흘러가는 모습도 표현한다. 강물을 사이에 두고 더 다가가지 못하는 모습은 마치 현실의 레즈비언에 대한 부담스러운 시선처럼 가까이하기 어렵게 만드는 벽 같은 존재로 보이기도 하지만, 결국 시간이 필요할 뿐 강은 흘러서 언젠가 만나게 된다.

 

강물은 소리 없이 천천히 흘러갔다. 날갯죽지가 길쭉한 회색 새 한 마리가 강물에 바짝 붙어 날아가고 있었다. 이경은 그 새의 이름을 알았다. P60

601,602

남아 선호 사상의 폐해병폐에 대한 이야기

엄마는 딸과 아들을 차별한다. 아들이라서 그럴 수 있다. 장남은 동생을 폭력적인 방법을 이용해도 혼내도 된다. 집안마다 인식과 문화가 다를 수 있지만, 폭력은 폭력이다. 

남자 여자 아무도 행복하지 않은 이야기이다엄마의 인식은 딸과 아들을 다른게다른 게 생각 하며, 때론 폭력이라는 요소가 남자 여자라는 차이로 다른 게 평가되기도 한다. 분명한 것은 폭력의 주체는 성별을 가리지 않는다

 

지나가는 밤

세상에 두 자매만 남았고, 서로를 누구보다 이해하고 그리워하는 두 자매의 이야기다.

너에게서 내 모습이 보였서였다 봐, 그게 너무 지긋지긋해서 그랬나 봐, 나도 그랬으니까. 나는 그저 그 마음을 억눌렀던 것뿐이었으니까. 너랑 그렇게 헤어지고 미국에서 지낼 때 사람들이 외로움 때문에 죽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느꼈던 날이 있었어. 그때 처음 생각나는 사람이 주희 녀였어. 윤희는 주희를 차마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침묵했다. P 94

 

사소한 오해(?)로 인해 두 자매는 서로 마음을 열지 못한다. 겉으로 갈등을 이야기하지만, 속으로는 누구보다 서로가 힘이 되어 주길 간절히 바란다. 두 주인공에게 왜 그렇게 서로에게 표현을 못 해 갈등하고 아파하냐고 묻고 싶었다가 마음만 있고 표현 못해 아무것도 아닌 상황을 만드는 경우는 나도 예외가 아니었기에 반성이 된다. 

 

모래로 지은 집

모래, 공구 그리고 나비 이야기! 

사람이란 신기하지, 서로를 쓰다듬을 수 있는 손과 키스할 수 있는데 입술이 있는데도, 그 손으로 상대를 때리고 그 입술로 가슴을 무너뜨리는 말을 주고받아 난 인간이라면 모든 걸 다 이겨낼 수 있다고 말하는 어른이 되지 않을 거야 p 179

세 사람이 감정에 성숙해 가는 과정의 이야기이다. 모래의 사랑은 불공평하다. 모래만큼 좋은 감정과 사랑에 솔직한 사람이 주변에 있다는 것은 축복일 텐데 뒤늦게 공구와 나비는 모래에 향한 불공평한 사랑을 깨닫게 된다.

때론 사랑만큼 불공평한 감정은 없다. 

 

고백

진희, 주나, 미주 세 명의 여자 이야기! 고등학교 친구의 우정은 레즈비언 고백으로 세 명은 다시 예전처럼 지낼 수 없다. 고백을 들은 두 명은 고백한 친구에게 상처를 준 것인지, 오히려 상처를 안고 사는 것인지, 누구를 원망하는 것인지, 자신을 원망하는 것인지 모르고 살아간다.

그런 밤이 있었다. 사람에게 기대고 싶은 밤. 나를 오해하고 조롱하고 비난하고 이용할지도 모를, 그리하여 나를 낙담하고 하고 상처 입힐 수 있는 사람이라는 피조물에게 나의 마음을 열어 보여주고 싶은 밤이 있었다. 사람에게 이야기해서만 구할 수 있는 마음이 존재하는지도 모른다고 나의 신에게 조용히 털어놓았던 밤이 되었다. P209

 

다양성을 존중하고 살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성숙하지 않은 생각의 상태라면 레즈비언의 고백을 받은 친구들의 혼란스러운 반응은 어쩌면 우리들의 모습이다. 지금도 그들은 우리 주변에 누군가의 가족으로, 때로는 누군가의 친구로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과거에도 있었고, 미래에도 있을 것이다. 무해한 그들의 다양성은 존중되어야 한다.

 

손길

혜인과 여자 이야기

산다는 건 이상한 종류의 마술 같다고 혜인은 생각했다. 기대하지 않았던 존재가 나타나 함께하다 한순간 사라져버린다. 검고 텅 빈 상자에서 흰 비둘기가 나왔다가도 마술사의 손길 한 번으로 사라지듯이 p223

 

아치디에서

너 왜 여기에 있어?
여기에 왜 있는지 물어보는 대사가 가장 많이 나온다. 단순히 공간적인 질문을 하는 것이 아닌 너의 삶에 있어서 너는 지금 어디 있는지 물어보는 듯하다. 하민 씨 눈에는 자기가 어떻게 보여요?라는 질문만큼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 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랄도와 하민은 사랑하는 사이였을까? "너의 삶을 살아"라고 말하는 두 사람은 어떤 사랑을 하는 것일까? 두 사람은 어느 순간 사랑이었지만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마음은 또 무엇일지 궁금해지는 이야기이다.

 
내게 무해한 사람
《쇼코의 미소》 이후 2년 만에 펴내는 최은영의 두 번째 소설집 『내게 무해한 사람』. 2년 동안 한 계절도 쉬지 않고 꾸준히 소설을 발표하며 자신을 향한 기대와 우려 섞인 시선에 소설로써 응답해 온 저자가 일곱 편의 중단편소설을 다시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히 매만지며 퇴고해 엮어낸 소설집이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깨닫게 된 어떤 진실을 제대로 마주하기 위해 과거를 불러내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사랑에 빠지기 전의 삶이 가난하게 느껴질 정도로 상대에게 몰두했지만 결국 자신의 욕심과 위선으로 이별하게 된 지난 시절을 뼈아프게 되돌아보는 레즈비언 커플의 연애담을 그린, 2017 젊은작가상 수상작 《그 여름》과 악착같이 싸우면서, 가끔은 서로를 이해하면서 어린 시절을 보낸 두 자매의 이야기를 그린 《지나가는 밤》 등의 작품이 담겨 있다.
저자
최은영
출판
문학동네
출판일
2019.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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