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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평범한 미래 > 김연수 #소설가가 추천한 소설

샛바람윌 2023. 6. 15.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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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평범한 미래_김연수 소설

작가

김연수(金連秀) 작가는 대한민국의 소설가이며, 1968년에 출생하였습니다. 그녀는 현대사회의 여성과 가족 관계, 사랑, 인간 감정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펼치는 작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93년 『작가세계』 여름호에 시를 발표하고, 1994년 장편소설 『가면을 가리키며 걷기』로 제3회 작가세계문학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스무 살』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 『나는 유령작가입니다』 『세계의 끝 여자친구』 『사월의 미, 칠월의 솔』 『이토록 평범한 미래』, 장편소설 『7번국도 Revisited』 『꾿빠이, 이상』 『사랑이라니, 선영아』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밤은 노래한다』 『원더보이』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일곱 해의 마지막』, 산문집 『청춘의 문장들』 『우리가 보낸 순간』 『지지 않는다는 말』 『소설가의 일』 『시절일기』 등이 있다. 동서문학상, 동인문학상, 대산문학상, 황순원문학상, 이상문학상, 허균문학작가상을 수상했다. 

목차 

이토록 평범한 미래 007
난주의 바다 앞에서 037
진주의 결말 067
바얀자그에서 그가 본 것 099
엄마 없는 아이들 129
다만 한 사람을 기억하네 157
사랑의 단상 2014 183
다시, 2100년의 바르바라에게 215

총 8편의 단편소설로 구성되어 있다. 

 

 

서평

소설가가 추천하는 소설이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동종업계분들에게 인정받는다는 것은 최고의 칭찬과 자부심이다. 동종업계 구성원들은
때론 협력을 때론 자극을 주지만, 아무래도 경쟁과 긴장이 앞선다. 경쟁이 판치는 세상에서 경쟁(?) 소설가들이 선정한 추천 소설이라니 기대감을 올리기 충분했다.

처음에는 책 읽기가 어려웠다. 술술 읽히는 문장구조이거나 설명하는 형식의 글보다 표현을 깊게 고민해서인지 추상적 단어가 평범하게 읽히지는 않았다. 또한 작가의 상상력을 표현하는 문장들 예를 들어 ‘미래를 기억한다’ 등 이야기 표현은 흔히 쓰지 않듯이 낯설었다.

여러 단편 소설이지만 공통적으로 시간, 공간 그리고 바람이라는 키워드소설의 중요한 전환점, 매개체로 등장한다.

시간은 꼭 과거에서 현재를 거쳐 미래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서 과거로 흐르기도 하며,

공간은 현재뿐 아니라.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공존하며,

바람은 생각의 전환을 촉구한다.

 

이토록 평범한 미래

 

만약 백일장에서 '현재를 어떻게 살아야 하나? "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쓰라고 할 때, 난 과연 어떻게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성실히 하루하루 살고, 열심히 미래를 위해 준비해라 정도지 않을까? 이런 주제에 대해 김연수 작가가 풀어내는 이야기는 기가 막히는 아이디어로 과거, 현재, 미래 정의를 만들어 놓았다.

줄거리는 준이와 여자친구 지민이 준의 외삼촌의 출판사를 찾아가 지민의 어머니가 쓴 소설로 시작된다. 지민 어머니의 소설은 공모 당선작이지만 출간되자마자 정부에 의해 판매금지가 되어 찾을 수가 없었다. "재와 먼지"라는 소설이며 영원회귀?처럼 시간이 거꾸로 흘러가고 다시 반복되는 내용이다. 

 

미래는 누구에게나 불안하다.

현재의 누군가는 대학 합격을 할 수 있을까? 취직은 할 수 있을까? 결혼은 할 수 있을까? 자녀는 잘 키울 수 있을까? 늘 불안과 초조한 시선으로 미래를 본다.  그런데 조금만 과거로 돌아가서 현재를 바라보자. 회사점심을 마치고 카페에서 커피 마시는 평범한 이 순간! 너무나 평범한 특별할 것도 없는 현재인데, 과거에 그토록 걱정했고 불안해했던 미래의 한 순간이었다. 현재는 대학합격, 취직, 결혼에 걱정만 많고 불안해하고 초조했던 멀지 않은 미래였지만, 지금은 평범한 일상이 되어 있다.

 이 소설은 그런 이야기를 한다. 먼 미래이던 가까운 미래이던 죽을 만큼 불안하고 희망이 없어 보였던 과거의 미래는 현재 내가 평범하게 살고 있는 현재라고 또 시간은 흘러 앞으로의 미래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말한다. 미래를 불안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미래를 충분히 바꿀 힘은 현재에 있다고 말한다. 

이 소설을 읽는다면 적어도 현재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불안이라는 테두리를 벗어나 위안과 방향을 찾을 수 있다. 

 

"이게 뭐죠? 당황스럽네. 줄거리가 꼭 미래를 예언하는 것 같아요' 내가 말했다 " 무슨 미래를 예언해?" 외삼촌이 물었다.
"올여름방학에 우리도 동반자살을 할 계획이거든요" 나와 외삼촌은 동시에 지민을 쳐다봤다. p17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하는 바로 그 순간에 이르렀을 때 이번에는 가장 좋은 미래를 상상할 수 있기를, 그렇게 시간은 거꾸로 흘러 두 사람이 처음 만났던 마지막 순간에 이르고 그들은 그 순간을 한 번 더 경험한다. p23

'만약 지민 씨와 준이 앞으로 앞으로 결혼하게 되다고 칩시다'라는 외삼촌의 말이 그랬다. 그 뒤로 어찌 된 일인지 우리는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들처럼 행동했다. P31

 

 

난주의 바다 앞에서

세컨드윈드: 운동하는 중에 고통이 줄어들고 운동을 계속하고 싶은 의욕이 생기는 상태

오래 달리기를 하다 보면 힘들어 뛰기를 포기하고 싶은 시점이 온다. 그러다 참고 뛰다 보면 어느 순간 힘들다는 느낌보다는 상쾌한 기분이 들기 시작해서 더 힘을 내어 달려간다. 그래서 달리기에 중독이 된다. 신은 인간을 잘 만드셨다. 고통이 오는 순간 몸에서는 엔도르핀 호르몬이 나온다고 한다. 그래서 고통을 감내할 수 있는 능력을 준다.

소설 속에서 정현과 은정은 삼십여 년이 흐른 시간 뒤 만났을 때 바람처럼 흘러간 아픔과 고통을 소주 한잔 기울이며 이야기를 한다.

​누구에게나 고통은 있다. 그 고통이 온다면 포기하지 말고 달리면 엔도르핀 새로운 힘을 얻고 세컨드 위드 상태가 된다.

우리의 인생이 늘 그렇다.

 

 

개인적인 경험과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인지 8개 단편이 다 좋았지만 2개의 단편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토록 평범한 미래
작가 김연수가 짧지 않은 침묵을 깨고 신작 소설집 『이토록 평범한 미래』를 출간한다. 『사월의 미, 칠월의 솔』(2013) 이후 9년 만에 펴내는 여섯번째 소설집이다. 그전까지 2~4년 간격으로 꾸준히 소설집을 펴내며 ‘다작 작가’로 알려져온 그에게 지난 9년은 “바뀌어야 한다는 내적인 욕구”가 강하게 작동하는 동시에 “외적으로도 바뀔 수밖에 없는 일들이 벌어진”(특별 소책자 『어텐션 북』 수록 인터뷰에서) 시간이었다. 안팎으로 변화를 추동하는 일들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김연수는 소설 외의 다른 글쓰기에 몰두하며 그 시간을 신중하게 지나왔다. 변화에 대한 내적인 욕구와 외적인 요구는 작가를 어떤 자리로 옮겨오게 했을까. 『이토록 평범한 미래』는 작가가 최근 2~3년간 집중적으로 단편 작업에 매진한 끝에 선보이는 소설집으로, ‘시간’을 인식하는 김연수의 변화된 시각을 확인할 수 있게 한다. 김연수는 과거에서 미래를 향해 흐르는 것으로만 여겨지는 시간을 다르게 정의함으로써 우리가 현재의 시간을, 즉 삶을 새롭게 상상할 수 있는 가능성을 아름답고 서정적인 언어로 설득해낸다. 특별한 점은 그 가능성이 ‘이야기’의 형태로 전달된다는 것이다. 지구에 종말이 올 것이라는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으로 떠들썩했던 1999년 여름, 동반자살을 결심한 스물한 살의 두 대학생은 뜻밖의 계기로 시간여행을 다룬 소설 『재와 먼지』를 접한 뒤 의외의 선택을 하게 되고(「이토록 평범한 미래」), 아이를 잃고 아득한 어둠 속에 갇혀 있던 한 인물은 자신을 두려움에 떨게 하는 바다 앞에서 이백 년 전에 그 바다를 지난 역사 속 인물인 ‘정난주’에 대한 이야기를 떠올린다(「난주의 바다 앞에서」). 그뿐 아니라 이번 소설집에 실린 여덟 편의 작품에서 인물들은 끊임없이 서로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나간다. 마치 이야기가 현재의 자신에게, 그리고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실험하는 신중한 관찰자처럼. 그렇게 이야기와 삶이 서로를 넘나들며 아름답게 스며드는 과정을 함께 경험함으로써 우리는 왜 어떤 삶은 이야기를 접한 뒤 새롭게 시작되는지, 그리고 이야기를 사랑하면 왜 삶에 충실해지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이야기가 지닌 힘을 끝까지 의심에 부친 끝에 도출해낸, 소설의 표현을 빌리자면, “언젠가 세상의 모든 것은 이야기로 바뀔 것이고, 그때가 되면 서로 이해하지 못할 것은 하나도 없게 되리라고 믿는 이야기 중독자”(「바얀자그에서 그가 본 것」) 김연수의 각별한 결과물이다.
저자
김연수
출판
문학동네
출판일
2022.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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