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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추천바람

<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베스트셀러 소설

by 샛바람윌 2023.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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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치산 출신 아버지가 죽은 후 이야기가 시작되지만, 울 수도 웃을 수도 없는 묘한 소설이다.
아버지의 해방일지 소설을 읽다 보면 정지아 작가의 구수한 사투리가 들리는 듯하다. 

아버지의 해방일지_정지아_베스트셀러 소설
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소설

작가

정지아 소설가 :1965년 전남 구례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마쳤다. 그녀의 성장기에 아버지는 사상범으로 광주교도소에 수감 중이었고, 집에는 수시로 형사들이 들락거렸다. 한국사의 비극을 고스란히 끌어안은 부모님의 삶은 그녀의 삶에도 그늘을 드리웠다. 연좌제에 묶여 비틀린 성장기를 거치면서 대학생이 된 그녀는 학생운동에 참여하며 청춘을 보냈다. 졸업 후 부모님의 삶을 소설로 옮긴 《빨치산의 딸》로 세간의 화제를 모았으나, 그로 인해 몇 년간의 수배생활을 하다가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현실로 복귀했다. 이후 현실 사회주의의 붕괴, 운동세력의 부침 속에 20대를 떠나보내며 침묵하다가 1996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고욤나무>를 당선시키며 다시 창작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행복》, 《봄빛》, 《자본주의의 적》, 장편 《아버지의 해방일지》 등을 출간했다  출처: 알라딘

 

줄거리 및 서평

아버지의 해방일지_정지아_베스트셀러_소설
아버지의 해방일지

아버지가 전봇대에 머리를 받고 죽었다!

아버지는 카빈총을 들고 지리산과 백운산을 누빈 빨치산이었고, 더 평등하고 대우받는 세상을 만들고 자 했지만 패배를 맛보았고, 감옥에 잡혀간다. 조직의 재건을 위해 위장 자수를 해서 감옥에서 나오지만, 조직을 세우는 건 물 건너 간 목표일뿐이다. 감옥에서 나온 후 잃어버린 시간 동안 딸과 관계가 어색해지긴 했지만, 법 없이 살아가는 빨갱이 아버지는 누구보다 유쾌하다

 

내가 알던 아빠는 진짜일까?

 

딸은 빨치산이었던 아버지를 장례를 3일 동안 치르며, 아버지의 주변인을 통해서 새로운 아버지를 발견한다.

딸은 아버지가 빨갱이라서 겪어야 했던 여러 가지 사건에 대해 이야기한다. 큰아버지 아들은 육사에 입학하려고 했지만,

가족 중에 빨갱이 있어 입학할 수 없었다. 큰 엄마의 원망은 고스란히 받았던 아버지의 몫이다. 딸 아리는 늘 아버지를 원망하는 작은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었지만, 큰 언니의 이야기를 듣고 할아버지의 죽음과 작은아버지의 원망의 원인이 아버지가 빨갱이라서 생겼고, 또 아버지가 감수해야만 했던 사건을 알게 된다. 고등학교 여학생과 담배 친구가 되어 여학생의 고민을 들어주는 남다른 아버지!

아버지는 구례 마을의 사회주의 홍반장(?)이고, 누구보다 앞장서서 남을 도와주고, 지혜로운 아버지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딸 아리는 빨갱이 아버지에서 새로운 시각의 아버지를 발견하고 이해한다. 오죽했으면 그랬겠냐..라는 아버지의 말처럼

 

아버지는 철학이 있었다. 사회주의! 유물론, 모두가 평등하게 서로 도와가며 잘 사는 사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사회주의, 유물론을 신봉하는 아버지라, 더 평등하게 남들과 다르게 더 인정이 많게 사람을 대하고

자기 일처럼 앞장서서 관계를 이어가고 정을 쌓아간다. 그러나 호의를 베풀어 추운 겨울 풍물 장수를 집에서 재워 줬지만 마늘 한 줄을 훔쳐 갔고, 잠자리 방에 벼룩을 남겼다.

"오죽했으며.. 그랬겠냐"라고 아버지는 에둘러 풍물 장수를 이해한다.

 

 미전향 장기수와의 대화도 그렇다. 평등과 공평을 주장하는 빨갱이는 노동이 힘들다고 나랑은 안 맞는다고 이야기한다.

아버지의 해방일지_ 정지아_소설
아버지의 해방일지 소설 중에서

그런데 그런 빨갱이가 어리석게 생각되지도 않으며, 미워할 수도 없다. 그건 어떤 철학과 상관없이 인간이 사는 사회에서는 있을 수 있으니까.

아버지는 인간 냄새가 펄펄 내는 그런 분이다. 암울한 현대사의 비극을 보면 눈물이 나지만, 아버지에 대한 측은함과 인간미에 웃음이 난다.

빨갱이라는 단어를 빼도 될 만큼 순박하고 오지랖 넓은 아버지의 이야기라서 읽는 내내 미소가 나온다. 빨갱이, 남부군, 빨치산이 무거운 소재이지만 소설 속에서는 잠시 생각의 갈등도, 사상의 어려움은 잠시 접어두고 아버지의 삶에 집중하게 된다.

 아버지 장례식은 3일이지만 해방 후 이데올로기가 대립된 현대사의 혼란과 아픔도 같이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빨갱이, 해방 등 엄중한 주제의 기존 소설처럼 엄숙한 부분은 거의 없다.

 

영정사진 속 아버지는 사시 눈을 가졌지만, 실제 아버지는 누구보다 인간적인 시선으로 타인을 똑바로 바라보았다고 생각된다.

사회주의, 빨갱이이기 때문에 아버지의 삶은 더 고달프고 고통의 영역이 더 강했을지 모르지만 구수할 수밖에 없는 사투리로 진행되는 인물들의 사건 사고와 누구에게나 평등한 아버지의 생각이 펼쳐진 인간미 넘친 쿨한 아버지에 대한 내용이다.

현대인들은 불안한 미래와 걱정에 갇혀 살아 여유가 없을 때가 있다.

'누구와는 안 맞아' 갇힌 인간관계를 추구할 때가 있다. 눈앞에 이익에 갇혀 먼 미래의 이익을 보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러나 아버지는 누구에게나 다가가는 갇힘이 없는 인간관계를 만들고 계셨고, 누구보다 해방된 생각으로 삶을 대했고, 이해하면서 살아갔다.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누군가로부터의 해방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자신에게서 해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더 컸을 것이다.

 

 
아버지의 해방일지(큰글자도서)
김유정문학상 심훈문학대상 이효석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문학성을 두루 입증받은 ‘리얼리스트’ 정지아가 무려 32년 만에 장편소설을 발표했다. 써내는 작품마다 삶의 현존을 정확하게 묘사하며 독자와 평단의 찬사를 받아온 작가는 이번에 역사의 상흔과 가족의 사랑을 엮어낸 대작을 선보임으로써 선 굵은 서사에 목마른 독자들에게 한모금 청량음료 같은 해갈을 선사한다. 탁월한 언어적 세공으로 “한국소설의 새로운 화법을 제시”(문학평론가 정홍수)하기를 거듭해온 정지아는 한 시대를 풍미한 『빨치산의 딸』(1990) 이래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아버지 이야기를 다룬다. 소설은 ‘전직 빨치산’ 아버지의 죽음 이후 3일간의 시간만을 현재적 배경으로 다루지만, 장례식장에서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해방 이후 70년 현대사의 질곡이 생생하게 드러난다. 이러한 웅장한 스케일과 함께 손을 놓을 수 없는 몰입감을 동시에 안겨주는 것은 정지아만이 가능한 서사적 역량이다. 그러나 이 소설의 진정한 묘미는 어쩌면 ‘가벼움’에 있다. “아버지가 죽었다. (…) 이런 젠장”으로 시작하는 첫 챕터에서 독자들은 감을 잡겠지만 이 책은 진중한 주제의식에도 불구하고 ‘각 잡고’ 진지한 소설이 아니다. 남도의 구수한 입말로 풀어낸 일화들은 저마다 서글프지만 피식피식 웃기고, “울분이 솟다 말고 ‘긍게 사람이제’ 한마디로 가슴이 따뜻”(추천사, 김미월)해진다.
저자
정지아
출판
창비
출판일
2023.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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